바다와 섬, 숨겨진 이야기 5월 29일(월) 23:00 방송
허백규 PD 송화 작가

■ 인천 앞바다, 150여 개의 섬
인천광역시 전체 면적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인천 앞바다에는 150여 개의 섬이 펼쳐진다. 그러나 절경을 자랑하는 서남해안의 다도해국립공원과 달리, 이 섬들은 오히려 우리 가까이 있으면서도 접근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불편한 배편과 매립되었거나 또는 오염되었다는 인식 때문이다. 2003년, 인천광역시는 지방자치단체로서는 처음으로 해양환경을 종합적으로 조사하기 위한 ‘인천 앞바다 바로 알기’ 해양탐사단을 발족했다. 올해는, 인천지역대학을 중심으로 구성된 탐사단이 대이작도, 소이작도, 사승봉도와 몇 개의 무인도를 둘러보는 3차 공동조사를 진행했다.

■ 모래풀등, 그곳에 숨겨진 생명의 비밀
대이작도, 소이작도, 사슴봉도는 2003년 12월, 생태계 보존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가장 큰 이유는 모래풀등 때문이다. 조수간만의 차이에 의해 바다 한가운데에 나타나는 거대한 모래섬, 이들 섬 근처의 바다에는 약 30만 평이나 되는 거대한 모래섬이 하루에 두번씩 나타났다 사라진다. 그 중에서도 섬 주위로 다시마가 자랄 만큼 깨끗한 바다로 둘러싸인 대이작도의 모래풀등은 바다 생태계의 원천이다. 모래 속에 물고기들이 알을 낳고 부화된 치어들이 성장할 수 있는 먹이를 공급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천의 모래 수급양은 국내 건설사업의 진척을 결정지을 만큼 엄청난 파급효과를 갖고 있고, 계속되는 모래 채취로 모래풀등은 점점 제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환경단체의 반발로 무분별한 채취는 막았지만, 모래는 채취업자와 섬사람 모두에게 소중한 것이다.

■ 개발이냐, 보존이냐 기로에 선 섬들
지형이 봉황의 머리를 닮았다는 승봉도. 천연의 모래로 이뤄진 이일레해수욕장이 있어서 여름이면 피서객들로 붐비던 섬이다. 그러나 계속된 모래 채취로 해수욕장의 모래가 사라지면서 관광객들이 점차 줄어들었고 이는 곧 주민들의 소득 감소로 이어졌다. 더 큰 문제는 여름 한철 장사를 위한 사람들의 이기심이다. 섬의 풍광과 어울리지 않는 거대한 콘도, 민박을 위한 무분별한 증축, 관광객들로 인해 용량이 초과된 간이쓰레기매립장은 개발을 앞세운 사람들의 문제점을 그대로 보여준다. 뒤늦게 환경단체와 마을 사람들이 대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물 부족, 정화시설, 쓰레기 처리 등 도시에서나 생길법한 문제들이 외딴 섬에서도 생겨나고 있다. 과연 승봉도는 옛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

■ 우리 섬의 재발견
‘인천 앞바다 바로 알기’는 150여 개의 섬들에 대한 체계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작업이다. 육상 생물, 저서 생물, 지질, 지형, 수산현황, 육상오염, 주민의식 등 바다와 섬을 둘러싼 환경을 총체적으로 조사하고 자료로 만들어왔다. 탐사단은 개별 섬의 현황을 바탕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토론을 거쳐 개발과 보존의 5단계로 정리할 예정이다. 개발이든 보존이든, 정확한 자료를 근거로 결정하고 이를 위해서는 정확한 실태관리가 필요하다. 인천 앞바다는 환황해권 중심의 바다, 수도권 인근의 열린 바다로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지속가능한 이용을 전제로 한 개발이야말로 섬을 살리고, 더 나아가 주변의 바다를 보존해서 해양강국으로 가는 길일 것이다.